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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앤틀러스> 줄거리, 흥행 괴물보다 무서운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by 이이난이 2025. 8. 12.

영화 '앤틀러스' 포스터 이미지
영화 '앤틀러스' 포스터 이미지

기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하고 스콧 쿠퍼가 연출한 앤틀러스는 단순한 공포 영화를 넘어선 작품입니다. 닉 안토스카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원주민 전설인 웬디고를 통해 현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파헤칩니다. 경제적 몰락과 마약 중독으로 황폐해진 오리건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고대의 저주가 현실의 절망과 만나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입니다.

줄거리

이야기는 경제 침체로 버려진 오리건주 크레센트 폴스의 탄광에서 시작됩니다. 메스암페타민 제조업자 프랭크는 공범 케니와 함께 불법 작업을 하던 중, 웬디고라는 고대 괴물의 습격을 받습니다. 원주민 전설에 따르면 웬디고는 인간의 환경 파괴와 식인 행위로 인해 생겨난 악령으로, 감염된 자를 괴물로 변화시킵니다.

프랭크는 웬디고에게 물려 감염되고, 자신의 변화를 깨달은 그는 집에 자신을 가두며 큰아들 루카스에게 절대 자신을 풀어주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하지만 변신 과정에서 그는 어린 아들 에이든까지 공격하게 되고, 일곱 살 아이 역시 저주에 감염됩니다.

한편,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 중인 줄리아 메도우스는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중학교 교사로 새 출발을 시작합니다. 보안관인 남동생 폴과 함께 안정된 삶을 꾸려가던 그녀는 학생 루카스에게서 이상한 징후를 발견합니다. 열두 살 소년은 학대의 흔적을 보이며 빈 배의 괴물을 묘사하는 불안한 그림을 그립니다.

줄리아의 신고로 아동보호서비스 담당자 엘렌이 위버 가족의 집을 방문하지만, 그녀는 완전히 변해버린 에이든과 프랭크에게서 나타나는 웬디고의 끔찍한 모습을 목격한 후 희생됩니다. 공포는 계속 확산되어 루카스를 괴롭히던 학교 불량배까지 웬디고의 희생양이 됩니다.

사건의 진실은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의 전직 보안관 워렌 스톡스에 의해 밝혀집니다. 그는 줄리아와 폴에게 웬디고 전설을 알려주며, 이 괴물이 식인과 영적 타락의 결과라는 고대 신화를 설명합니다. 줄리아는 이 초자연적 설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하지만, 폴 보안관은 여전히 합리적 해답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클라이맥스에서 웬디고가 에이든을 광산으로 데려가고, 루카스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뒤를 따릅니다. 줄리아 역시 두 소년을 구하기 위해 괴물과 맞서며, 루카스는 괴물의 심장을 찔러 웬디고를 물리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에이든은 이미 웬디고로의 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영화의 가장 비극적인 순간에서 줄리아는 저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어린 소년을 죽이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영화는 폴이 검은 피를 토하며 그 역시 감염되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불길한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흥행

앤틀러스는 1,6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제작되었지만, 마케팅과 배급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액은 약 3,000만 달러에서 3,5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2021년 10월 29일 할로윈 주말에 맞춰 전국 2,800개 극장에서 개봉했지만, 개봉 첫 주말 430만 달러로 박스오피스 6위에 그쳤습니다.

극장당 평균 1,500달러의 수익은 성공적인 공포 영화의 일반적 기준인 3,000달러에서 5,000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였습니다. 두 번째 주말에는 54% 하락한 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급격한 관객 이탈을 보였습니다.

최종적으로 미국 내 총수익은 1,060만 달러에 그쳤고, 전 세계 총수익은 1,89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배급사 수익은 약 940만 달러로 추정되어, 투자 대비 약 2,0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대표적인 흥행 실패작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부진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회복 기간의 극장 기피 현상, 공포 영화 시장의 포화 상태, 프랜차이즈가 아닌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관객들의 소극적 반응 등이 지적되었습니다.

연출과 영상미

스콧 쿠퍼 감독은 앤틀러스에서 절제된 공포 연출을 선보입니다. 웬디고의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그림자와 소리, 암시를 통해 공포감을 조성하는 고전적 방법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루카스가 그리는 그림들을 통해 괴물의 존재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장면들은 시각적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만들어냅니다.

촬영감독 플로리안 호펜하이머의 카메라워크는 오리건주의 황량한 풍경을 통해 경제적 몰락의 분위기를 잘 포착합니다. 버려진 탄광과 쇠락한 마을의 모습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이야기의 핵심 요소로 기능하며, 웬디고라는 초자연적 존재가 현실의 절망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돕습니다.

괴물 디자인에서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향력이 느껴집니다. 웬디고는 전통적인 할리우드 몬스터와 달리 원주민 전설의 본래 의미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적 공포 요소를 가미한 독창적 형태로 구현되었습니다.

연기와 캐릭터

케리 러셀은 줄리아 역할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 중인 교사로서의 취약함과 학생들을 보호하려는 강인함을 동시에 표현하며,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냅니다. 특히 마지막 에이든을 죽이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감정 표현은 영화의 가장 강렬한 순간 중 하나입니다.

제시 플레몬스는 합리적 사고에 매몰된 폴 보안관을 통해 초자연적 현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잘 구현합니다. 그의 연기는 관객들이 현실과 초자연 사이에서 느끼는 혼란을 대변하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루카스 역할의 제레미 T. 토마스입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는 소년의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의 감정적 중심축 역할을 훌륭히 해냅니다.

주제 의식과 사회적 메시지

앤틀러스의 가장 큰 강점은 웬디고라는 초자연적 소재를 통해 현대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조명한다는 점입니다. 경제적 몰락으로 인한 지역 공동체의 해체, 마약 중독이라는 사회 병리 현상, 환경 파괴의 결과 등이 고대의 저주와 맞물리며 현실적 공포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웬디고를 식인과 환경 파괴의 결과로 해석하는 관점은 원주민 전설의 본래 의미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적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단순히 서구적 관점에서 원주민 문화를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세계관과 지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가족 보호라는 주제 역시 깊이 있게 다뤄집니다. 루카스가 보여주는 희생적 사랑과 줄리아의 고통스러운 선택은 진정한 보호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집니다.

장르적 독창성

앤틀러스는 전통적인 몬스터 무비의 틀을 활용하면서도 사회 드라마의 성격을 강하게 띠는 하이브리드 장르 영화입니다. 웬디고라는 존재를 통해 공포를 만들어내면서도, 그 공포의 근원을 현실의 사회 문제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독창적입니다.

특히 아동 학대나 가정 폭력과 같은 현실적 공포와 초자연적 공포를 병치시키는 방식은 관객들로 하여금 진짜 괴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아쉬운 점들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은 서사의 속도 조절입니다. 초반부터 중반까지의 느린 전개가 일부 관객들에게는 지루함을 줄 수 있으며, 마지막 액션 시퀀스가 앞선 심리적 공포와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원주민 전설을 다루면서도 실제 원주민 출연진의 비중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워렌 스톡스 캐릭터를 통해 원주민의 시각을 제시하려 했지만, 보다 깊이 있는 문화적 맥락을 담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추천 관객층과 감상 포인트

앞틀러스는 단순한 자극적 공포보다는 심리적 긴장감과 사회적 메시지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 추천합니다. 특히 기예르모 델 토로의 작품 세계나 스콧 쿠퍼의 이전 작품들을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만족할 만한 작품입니다.

가족 관계의 복잡성과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는 성인 관객들에게 특히 적합하며, 단순한 오락 영화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를 원하는 이들에게 권할 만합니다.

숨겨진 디테일과 상징

영화 곳곳에 숨겨진 상징적 요소들이 흥미롭습니다. 루카스가 반복적으로 그리는 빈 배의 괴물은 단순히 웬디고의 모습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정신적 공허함을 상징합니다. 또한 탄광이라는 공간 설정은 과거의 번영과 현재의 몰락을 대비시키는 효과적 장치로 활용됩니다.

웬디고의 전통적 의미인 끝없는 허기와 식인 충동은 자본주의 사회의 무한 성장 욕구와 연결되어 해석될 수 있으며, 이러한 은유적 접근이 영화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감독의 다른 작품과의 연관성

스콧 쿠퍼의 이전 작품인 크레이지 하트나 아웃 오브 퍼니스와 마찬가지로, 앤틀러스 역시 미국 사회의 소외된 계층과 경제적 몰락 지역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는 감독의 일관된 관심사이자 작품 세계의 핵심 주제로, 사회적 리얼리즘과 장르적 재미를 결합하려는 그의 시도가 잘 드러납니다.

특히 쿠퍼 감독 특유의 인물 중심적 서사 구조와 미국 중서부의 황량한 분위기 연출은 앤틀러스에서도 그대로 유지되며, 그의 감독적 개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가와 결론

앤틀러스는 흥행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작품성 면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취를 거둔 영화입니다. 웬디고라는 원주민 전설을 현대적 공포 영화로 재해석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만합니다. 특히 케리 러셀의 뛰어난 연기와 스콧 쿠퍼의 절제된 연출, 그리고 현실과 초자연을 절묘하게 결합한 시나리오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관련 작품 추천

앤틀러스를 좋아했다면 비슷한 결의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원주민 전설을 소재로 한 공포 영화로는 윈드 리버나 펫 세마터리를,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공포 영화로는 겟 아웃이나 어 콰이엇 플레이스를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기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한 다른 작품들인 마마나 크림슨 피크 역시 비슷한 분위기의 공포 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적합합니다. 스콧 쿠퍼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함께 감상한다면 그의 일관된 작품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